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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한기총 향한 날선 비판 “정치집단처럼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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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6.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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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단 탈퇴 움직임도 잇따라 ... “교계 대표성 없다” 여기저기서 반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정치편향 행보에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윤실의 온라인 성명.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도를 넘은 정치적 발언과 막말 행보에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알 수 없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회원 교단 중 규모가 제일 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활동 중단을 결정하는 등 대형 교단의 탈퇴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법적 움직임까지 불거졌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전광훈 목사를 내란선동 및 내란음모죄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전 목사가 작년 12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서 열린 목회자 집회에서 ‘청와대를 습격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자’며 내란을 선동하고, 참석자들과 내란음모를 모의했다. 논의 과정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찬동 의사와 의사 표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전광훈 목사의 한국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망언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그의 반지성적 반상식적 발언이 반평화적이자 반기독교적인 것임을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NCCK는 “전 목사의 행태는 권력정치의 집단적 광기에 몰입된 거짓 선지자의 선전 선동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적 공동 증언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반기독교적 행위”라며 “이번 성명 발표를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든 언론이 더 이상 전광훈 목사의 비상식적 발언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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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에 대한 교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전광훈 목사의 정치편향 행보를 비판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보도자료.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앞서 지난 5일 한기총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두고 “권력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한기총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물”이라며 “한국 교회의 대표임을 참칭하는 한기총으로 인해 국민은 분열되고 사회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는 한국 사회와 국민 앞에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기총의 해체를 요구했다.

이어 “보수적 성향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듯한 한기총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 한국 교회 교인들은 한기총에 대표적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다.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극우의 발언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호도하는 일에 언론과 사회가 미혹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기총은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소수 집단에 불과하다”며 한기총은 교계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기윤실은 “한기총이 한국 교회 연합조직으로서의 대표성을 잃어버리고 극단적 정치이념 단체로 변질된 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극단적인 혐오나 이념지향적인 발언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한기총의 활동을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한기총과 통합을 추진했던 한국교회연합도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교연은 지난 11일과 12일 충남 대천에서 ‘한국 교회 비상 특별기도회 및 제8-2차 실행위원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대표회장 자격으로 말하는 것이 적절히 않다. 개인의 정치적이고 편향적 돌출 행동이 심대한 왜곡으로 세상에 비쳐짐으로써 세상을 향한 교회의 복음사역 전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교연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현직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후 언론을 비롯해 교계 안팎에서 이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과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인 갈등과 반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연합기관 대표로써, 또한 성직자로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시한을 정해 무조건 하야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주장을 하는 것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준 복음의 정신에 부합한 지, 또 그 방법밖에 없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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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의 정치편향적 행보에 교계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한기총 홈페이지 갈무리.

때를 같이해 한기총이 과연 기독교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인지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이번 파문이 불거지며 회원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기하성이 더 이상 한기총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탈퇴 예고와도 같은 선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또한 CBS 노컷뉴스의 취재 결과 79개 회원 교단 중 대형 교단들은 사실상 한기총에서 탈퇴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2014년 제99회기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게 대표적 사례다.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와 기독교한국루터회도 한기총에 대해 이미 행정보류를 한 상태다.

기윤실은 한기총이 스스로를 ‘6만5000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 가족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이는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윤실은 성명에서 “한기총이 2010년대 초까지 한국 교회 대부분의 교단과 주요 기독교 단체들이 소속된 기독교 최대의 연합단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한기총이 교회연합단체로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정치화 · 이념화 · 사조직화 되면서 기독교 내부의 신뢰를 잃고 있던 2011년 초 당시에, 대표회장 선거 관련 광범위한 금권선거 실태가 드러나면서 한기총 해체 운동이 범기독교 진영에서 시작됐다. 3년간 지속된 이 해체 운동의 결과 예장 통합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과 월드비전 등 주요 기독교 기관들이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보류’ 상태로 정식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윤실은 “그 결과 현재 한기총에는 일부 군소 교단들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 교회 연합 조직으로서의 대표성은 잃어버린 지 오래 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한기총은 한국 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을 받은 단체들의 지위 세탁 공간이나, 개인적인 정치 욕망이나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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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의 정치편향적 행보에 교계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한기총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개혁실천연대도 “(한기총의)교회와 사회에 대한 무책임하고 반성 없는 태도와 상실된 자정의 의지와 능력 없음으로 인하여 한국 교회의 주요 교단과 단체들은 이미 탈퇴했고, 공식적인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기총을 탈퇴한 예장합동 목사만 합해도 한국교회 목사 4분의 1에 해당된다. 한국 교회 대표 운운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예장 통합 측도 “전 대표회장이 마치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기총은 한국 교회 공교회를 대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일부 교단은 특히 지난 11일자 한 일간지의 광고면 ‘지지 성명’에 자신들의 교단명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기된 것을 두고 강력한 항의와 함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한기총은 지난 1989년 창립했다. 보수 성향의 대형 교단들이 대거 참여해 큰 세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2년 길자연 대표회장 당시, 10억 원을 내야 회장이 될 수 있다는 폭로를 계기로 급격하게 위축됐다. 교회 수가 1000개를 넘는 대형 교단 20곳 중 10개 이상이 탈퇴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개신교계에서 15%도 되지 않는 연합체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들려온다. 대표회장의 정치편향 논란까지 더해지며 이제는 보수적 기독교계에서도 정치집단처럼 변질된 소수 단체일 뿐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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