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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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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1월호 이야기 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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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하루


딕 더크슨


수백 명의 목사가 속속 당도하여 오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로 만난 이들과 악수하면서 컨벤션센터로 끊임없이 들어가고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더 나은 방법들을 배우기 위한 중요한 모임이었다. 건물 앞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이 모임의 이유를 말해 주고 있었다. 

한 목사가 컨벤션센터 맞은편에 있는 공원에 홀로 앉아 있었다. “이해가 안 돼요.” 그 목사가 내게 말했다. “저는 모임에 참석하려고 여기 왔습니다. 그런데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하나님이 저를 멈춰 세우고는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공원으로 와서 이 테이블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어떻게 그럴 수가

바삐 움직이는 군중 가운데 한 여성이 그 목사의 눈에 띄었다. 그 젊은 여성은 컨벤션센터 문을 여닫는 목회자 수백 명의 눈에 띄지 않는 듯 보였다. 박스 종이에 배고픔을 호소하는 글을 써서 들고 행인 주변을 다니는 너저분한 노숙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커다란 유리문 가까이 서 있어서 문이 열렸다 닫힐 때마다 그녀의 씻지 않은 몸에서 나는 냄새가 로비로 퍼졌다.

“저는 지켜보고 있었어요.” 따로 떨어져 있던 목사가 말했다. “누군가 그에게 음식이나 물을 건네든지 다만 미소라도 건네기를. 그런데 모두 그를 쳐보았지만 조심스럽게 그와 마주하기를 피했어요.”

그 여인은 글이 적힌 판지를 흔들거나 폴짝 뛰기도 했다. 그리고 몇 마디 끊어질 듯 노래를 부르고 소리도 질러 보았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로비에서 흘러나오는 복음 성가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매춘부를 지나 그날의 교통 소음에 묻힐 즈음 목사들의 발걸음도 잦아들었다. 그 여인은 콘크리트 벽에 기댔다. 기대하며 바랐던 순간들이 물거품이 되자 탄식이 흘러나왔다. 때 묻은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오늘도 배고픔, 고통, 거절 그리고 눈물로 얼룩진 다른 날들과 똑같은 날이 될 것 같았다. 길 건너편 공원에서 지켜보던 목사는 그 젊은 친구를 무시하고 지나갔던 모든 목사에게 설교하면 좋을 만한 말들이 떠올랐다.

“그 모든 상황에 분통이 터졌습니다.” 그가 투덜거렸다. “노숙자인 데다가 도움을 구한다는 판지까지 들고 있는 어린 소녀가 있는데 도와주는 목사가 아무도 없었지요. 그 순간 정말 하나님께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나쁜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몹시 화가 났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이봐. 자네 말이야. 그래, 게이브 목사! 자네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지? 자네가 가서 그 사람에게 인사라도 건네면 되잖아?’

‘물론입니다. 제가 가지요.’ 게이브 목사는 미소로 답했다. ‘제가 하고 싶습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게이브 목사는 일어서서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 건너편 컨벤션센터 출입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목사는 그 여자와 눈을 맞추고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제 이름은 게이브예요.”

“저는 모니카예요.” 그녀는 마치 곧 이어질 학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본능적으로 옷을 여미며 중얼거렸다. 

“저쪽에 그늘이 있는 테이블이 있어요. 앉아서 얘기 좀 할까요?” 예상 밖의 초대였지만 그 여인은 우유 한 그릇을 따라가는 아기 고양이처럼 따라갔다. 

게이브 목사는 하나님께서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하나님 눈에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하나님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말해 주었다. 그리고 예수님에 관하여 들어 본 적이 있는지, 그분을 만난 경험이 있는지, 그분을 한번 만나 보고 싶은지 물었다.

모니카는 좋다고 대답했고 그곳에서 둘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함께 기도했다. 컨벤션센터 바깥의 그늘이 있는 탁자에서 목사와 소녀는 그렇게 기도했다. 

“무엇이 필요하세요?” 게이브 목사가 물었다.

“저는 여러 해를 건물 밖에서 지냈어요. 밤에는 위험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래서 너무 피곤하고 탈진해 있어요. 샤워를 하고 싶어요. 제가 더 이상 여자라고 느껴지지 않아요. 제가 동물 같아요.”

“머물고 싶은 장소가 있어요?”

“네.” 그 여자는 대답해 놓고 잠시 망설였다.

“비용이 얼마나 되는데요?”

“많아요.”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 준비한 것이 있었다. 컨벤션에 오기 바로 전에 게이브 목사는 오랜 지인의 방문을 받았다. 목사의 지인은 3시간을 운전해 와서 아침 식사를 함께하자고 청하며 현금 1천 달러를 건넸다. “이것은 하나님의 돈입니다.” 지인은 말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써 주세요.” 

“열흘 밤을 거리에서 노숙하지 않게 해 드린다면 어떤가요?” 게이브 목사가 물었다.

모니카의 눈이 오랜만에 반짝였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게이브 목사는 좋은 숙소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그를 도와주었다. 이제 샤워도 할 수 있고 깨끗한 침대에서 혼자 잘 수 있게 되었다. 열흘 동안은 안전했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게이브 목사는 컨벤션센터를 향해 천천히 다시 발걸음을 돌려 걸으며 모니카의 얼굴에 번진 미소를 떠올렸다. 혹시 주변에 모니카처럼 눈에 띄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저쪽을 보아라.’ 하나님이 속삭이셨다. ‘저기 잔디밭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 보이지? 그 사람에게 다가가 옆에 나란히 앉아 자메이카에서 왔는지 물어보렴.’

‘자메이카요?’ 게이브 목사는 하나님의 유머 감각에 코웃음을 쳤다. ‘정신 나간 행동 같지만 해 보겠습니다.’

게이브 목사는 몇 대의 택시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길 건너 풀밭에 혼자 앉아 침울하게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 남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게이브 목사는 말을 걸었다. “집에 가면 많은 친구가 있는데 모두 최고로 멋진 사람들이거든요. 그리고 음~ 모두 자메이카 출신이죠. 그런데 힘든 일이 생기면 그냥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요. 그러면 갑자기 삶이 달라 보이는 거죠. 기운이 나면서 갑자기 전에 없던 기쁨이 생겨요. 혹시 알실까요?”

그 남자는 게이브 목사를 쳐다보고 윙크를 하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사흘 동안 게이브 목사와 새로 사귄 친구들은 빈민가에서 공원으로, 동물원으로 뭔가 특별한 일의 일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모으며 그 도시를 누볐다.  

“수백 명의 사람에게 예수님을 전하며 함께 기도했을 거예요. 이 친숙해진 무리와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흘을 함께 보냈어요. 일요일 아침에는 모두 식당에 데려가 아침을 먹었어요. 식당을 꽉 채우고 신나는 시간을 보냈어요. 교회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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