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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3년 11월호 행동하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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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바꿔 놓은 미국인 치과 의사

메릴랜드주 프레더릭 출신의 재림교인 치과 의사 존 커슈너와 그의 아내 셰릴 커슈너에 대해 들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들 부부는 모스크바 남쪽,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자옥스키에서 유명 인사이자 누구나 아는 인물이다. 그들은 지난 30년 동안 자옥스키를 대략 60여 차례 방문하면서 구소련 시절에 설립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최고의 교육 기관에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와 자원을 쏟았다.

2023년 6월, 자신의 80번째 생일에 은퇴한 존은 1991년 구소련 붕괴 직전에 처음으로 자옥스키에 왔다. 그는 임시 치과 진료소를 차리고 자신의 장비를 가져와 아이들과 학생, 교직원, 대학의 동료들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데 셀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예비 환자들은 그의 다음 방문을 간절히 원했다. 치아 떼우기와 발치를 기다리는 대기자 명단은 그가 도착하기 몇 주 전에 이미 다 찰 때가 많았다. 그는 누구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미국에서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 시차로 피곤할 텐데도 존은 대학에 도착하자마자 진료소로 향했다. “자옥스키 사람 절반의 치아는 건강한 미소로 빛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자신들의 치아 치료를 위해 존이 찾아올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라고 누군가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존은 보통 다른 재림교인과 기독교인 심지어 무신론자로 구성된 소규모 치과 팀도 이끌고 왔다. 자옥스키는 치과 의사와 위생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목격할 기회를 주었다. 모든 팀이 열심히 봉사했고 불평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귀한 재능

존은 타인을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아는 귀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제한된 러시아어 구사 능력에도 그는 러시아 가정을 방문해 대학생과 지도자, 건설 노동자, 운전사, 교사, 목사 및 주방 직원과 평생 친구가 되었다. 존이 있는 곳에는 축하와 즐거움이 뒤따랐다. 탁자 주위로 둘러앉아 나눈 담소와 우정은 잊을 수 없다.

 “주님께서 존의 마음에 불어넣은 깊은 사랑을 보기만 해도 기뻤어요.” 솜씨 좋은 장인이자 아내 마샤와 함께 존을 자기 집에 50번도 넘게 초대했던 알렉산데르 살니코프가 말했다. 그는 또 “존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과 고통받는 이들을 사랑하는 법을 압니다.”라고 덧붙였다.

존은 가는 곳마다 친구를 사귀었다. 현지 병원과 마을 교회에서, 지역 공무원들 사이에서 그리고 기내에서도 친구가 생겼다. 어느 시점에 그는 러시아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이반 이바노비치’라는 애칭을 얻었다. 흥미롭게도 존은 러시아에서 사귄 친구들을 나중에 자신이 사는 메릴랜드주로 종종 초대했다. 자옥스키에서 부족한 치과 장비 때문에 도울 수 없었던 사람들은 프레더릭에 있는 존의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에게 진료받았을까?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존은 안다고 해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치과 진료를 넘어서

존의 봉사는 치과 진료에만 그치지 않았다. 1986년 자옥스키 건설을 감독한 바실리 노보사드의 딸 엘레나는 1990년대 후반 17세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다. 러시아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존은 엘레나를 모스크바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데려가 미국 비자 급을 간청했다. 기쁘게도 영사관 직원은 그 요청을 들어주었다. 후에 존과 셰릴은 미국에서 엘레나가 성공적으로 수술받는 동안 그를 보살폈다. 또 엘레나가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데 필요한 등록금도 지원해 주었다.

많은 학생이 존의 도움으로 재림교회 교육을 받았다. 존은 예수님께 헌신하고 의학 공부를 열망하는 재능 있는 청년들을 알아보았고, 그들 중 다수가 플로리다주 애드벤트헬스 대학, 미시간주 앤드루스 대학,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대학, 테네시주 서던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왔다. 때로는 자신이 학비를 직접 부담하기도 했고, 후원자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앤드루스 대학에서 대출금이 많은 예비 치대생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일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와 아내는 대학의 항공 비행 프로그램에 자신들의 개인 비행기를 기증해 그 빚을 갚아 주었다. 한번은 로마린다 대학 치과대학에서 2년 동안 학비가 밀린 젊은 여학생을 알게 되었다. 존이 그녀의 학비를 갚아 줄 사람을 찾았다. 학생들은 존의 친절함에 깊이 감동했고 그것이 눈물 어린 간절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임을 경험했다.

존과 셰릴은 러시아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수년 동안 50명이 넘는 자옥스키 음대 학생들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후원해 왔다. 그들의 관대한 지원이 없었다면 해당 학부는 아마도 몇 년간의 힘든 시기를 견뎌 내지 못했을 것이다. 존이 악기 구입을 돕고 돈을 기부한 덕분에 자옥스키 합창단은 러시아 전역과 해외를 다니며 공연을 개최할 수 있었다. 2009년, 존은 플레처 아카데미 합창단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옥스키로 갈 수 있도록 일정 계획과 재정 마련에 도움을 주었다. 학생 45명이 기도주일 집회와 여러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며 호평을 받았다.

겸손한 사람인 존은 자옥스키를 위한 자신의 선교 노력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행동으로 말한다. 장애가 있는 소녀를 위해 구입한 휠체어, 약 구입에 보태 준 돈,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지급된 항공료, 백신, 옷, 음식, 컴퓨터, 교재, 자옥스키 공연에 찾아온 음악가를 위한 항공권, 기도주일 강사로 초빙된 목회자를 위해 마련한 더 많은 항공권 등 그 목록은 끝이 없다. 커슈너의 도움으로 인생과 환경이 바뀐 사람들의 이름은 오직 하늘만이 알고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자옥스키에 대한 그들의 사랑은 예수님을 향한 사랑을 보여 준다. 안타깝게도 셰릴은 지난 3월에 숨을 거뒀다. 커슈너 부부의 유산은 예수님을 향한 그들의 조용한 헌신에 감동받은 또 다른 선교 봉사자들에 의해 계속될 것이다.

자옥스키 대학은 커슈너의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들 내외의 이름을 따서 학생센터를 명명했다.



유리 드루미 러시아 자옥스키에 있는 자옥스키 재림교회 대학 전 총장이며 존 커슈너와 셰릴 커슈너 내외와 30년간 알고 지냈다. 현재 미시간주 베리언스프링스에 있는 앤드루스 대학 신학대학원의 선교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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